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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쌓기에 열중해도 여전히 진로를 못 찾겠어요'

기사승인 2020.03.17  19: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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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 고민상담소

흔히들 20대는 재료를 많이 쌓아두는 시기라고 말하더군요. 나중에 제가 어떤 일을 할지 모르니 무엇이든 많이 해보라는 말이죠. 저 또한 어떤 길을 가게 될지 몰라 스무살 때부터 컴퓨터 자격증, 한국사 자격증에 각종 대외활동 경력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바쁘게 살았어요. ‘이걸로는 부족해’라는 생각에 시달리며 새로운 스펙을 쌓으려 노력했습니다.

2020년, 저는 어느덧 4학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게 주어진 수많은 재료들은 있지만, 여전히 어떤 진로를 선택해야 할지 불확실하기만 합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진로를 결정해야 할까요? 적성? 연봉? 다들 진로설정, 어떻게 하고 있나요? 27살 대학생 B군

도움말 1

재료만 있다고 되나요? 요리법도 알아야죠!

사연 주신 분의 글을 읽으니, 저의 20대 때가 어렴풋이 떠올랐어요. 재료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했던 저도 4년간 42개의 스펙을 쌓았습니다. 진로 방향 역시 단순했어요. 어차피 지금 내 방향 잘 모르겠으니까, 그럴거면 그냥 큰 곳이면 좋다. 그러고는 대기업에 들어가 인사 담당자가 되었지요. 정확히 10개월 만에 부적응과 정신질환으로 그만뒀습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진로라는 요리의 재료를 수집했지만, 제대로 요리할 줄 모른 채 탈이나 버린 셈이랄까요?

그 시절, 대학 4학년 때의 저에게, 상담가인 지금의 제가 무언가 말을 해줄 수 있다면 단호하게 이렇게 말했을 것 같네요. “재료가 많다고 요리법을 익힐 수 있을 리 없잖아? 재료는 좀 그만 모아.” 라고요. 진로에 있어서 재료는 ‘스펙과 경험’, 요리법은 ‘자아 탐색의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둘 다 필요하죠. 적당히. 한쪽에 쏠려 있다면 음식을 못 만든다는 결과는 같다고 봐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밸런스입니다. 이미 충분히 경험을 쌓았는데도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면 지난 내 경험들을 엑셀에 쭉 적어보세요. 왜 시작했는지, 겉으로 볼 땐 뭐가 좋아 보였는지, 막상 해보니 어땠는지, 내 경험을 분석하는 경험분석 질문표를 만들어 보는 거죠. 이미 우리에게 경험은 충분합니다. 꼭 대외활동, 워홀만 경험은 아니에요. 사람들과의 대화방식을 좀 적어내려가 보는 것, 좋아하던 취향의 나이별 변화 그래프를 그려보는 것.... 다양한 방식으로 나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아마, 너무 바쁜데 ‘나를 분석할 시간’이란 게 있을까? 조바심 날지도 몰라요. 하지만 급한 마음에 빨리 가더라도 잘못 들어선 길이면, 결국 다시 돌아옵니다. 한번 숨을 깊게 쉬고, 내 안의 나침반부터 잘 조율해봐요. 제대로 걷는 한 걸음이, 급하게 잘못 가는 열 걸음보다 나을 테니까요.

글 | 장재열(청춘상담소 좀놀아본언니들 대표)

도움말을 준 청춘상담소 좀 놀아본언니들은 '누구나 고민을 말할 수 있는 사회'라는 미션을 지향하는 7년차 비영리 단체이다. 무료상담을 원칙으로 온·오프라인을 통해 2030청년 3만 7천여 명과 상담했다. 공식홈페이지 sevenbigsisters.com

도움말 2

스펙과 씨름하기 보다, 취업한 선배들의 조언을 들으세요

질문자님의 심정 공감합니다. 우선, 진로를 설정할 때 어렵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불확실한 미래이기 때문이죠. 특히 취업을 앞두고 있을 땐 더 불안해지기 마련입니다. 바로 그때, 마음을 다스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불안한 마음을 쫒아서 취업을 준비하면 더 긴장하고, 힘들고, 움츠러들어, 결국에는 마음이 고립됩니다. 악순환의 반복이 되지요.

‘4년간 헛수고만 한 건 아닐까?’ 불안함에 혼자서 떨고 있기보단 밖으로 나와 고민을 말해보세요.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어 밝은 사람들을 만나고, 속이야기를 하면서 교류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취업한 선배들을 만나거나, 친구들과 운동 또는 수다를 떠는 것도 좋은 방법 이에요.

두 번째로, 스펙과 씨름할 시간을 아끼고 좋은 인재로서 평판을 쌓는 시간을 늘리길 바랍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신입사원 한 명이 엄청난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일은 현실에서는 없습니다. ‘기초적인 직무 지식과 소양을 갖추어 실무에서 더 배워서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 신입사원의 좋은 예입니다. 저는 그래서 후배들이 높은 목표를 잡고 대기업이나 해당 업계의 최고 회사를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관심이 있고 해보고 싶은 직무가 생긴다면 조금 기대에 못미치더라도 먼저 입사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곳에서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어떤 자세로 일해야 하는가?’ 고민하며 마인드를 다져보세요. 취준생 입장에서 취업은 결과지만, 사회초년생 관점에서는 시작입니다. 이제 극복해야 할 프로젝트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큰 회사라고 일이 쉬운 것은 아니고, 작은 회사라고 더 어려운 것만도 아닙니다. 충분한 자기관리와 인성 함양으로 다져진 마인드는 어디서든 돋보이는 인재로 만들어줄 것입니다.

글 | 손기석(대웅제약 글로벌 써지컬 마케팅팀)

도움말을 준 손기석 님은 전남대학교를 졸업하고, 20대 아프리카에서 방송국에서 일을하다 의료용품 중소기업 영업마케팅을 거쳐 현재 대웅제약 글로벌 써지컬 마케팅팀에 재직중이다. 거창하진 않지만, 남달랐던 20대의 경험과 고민을 바탕으로 진로고민에 대한 답변을 보내왔다.

고은비 기자 press4921@naver.com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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