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화초 키우기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긴 요즘, 답답함과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싱그러운 식물을 집에서 키우면 한결 정서적, 심리적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식물의 초록 빛깔은 긴장감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식물을 친구로 삼으려니 온도 맞추기, 물주기 등 초보자에게 쉽지는 않다. 어떻게 하면 즐겁게 식물을 키울 수 있을지, 전문가의 도움말을 들어본다.

자연이 주는 가르침

추운 겨울 길을 걷다 보면, 벌거벗은 가지 위에 쌓인 차디찬 눈과 세찬 바람에 맞서 우두커니 서 있는 나무를 볼 수 있다. 생명을 연장하려는 식물은 양분과 햇빛이 부족하면 살아남기 위해 나뭇잎을 뚝뚝 떨어뜨리면서 생존을 선택한다.

식물이 가지고 있는 생명력은 매우 강인하다. 작은 씨앗의 껍질을 뚫고 틔운 싹, 잘려나간 가지에서 나온 새순, 매서운 겨울을 견뎌낸 후 따뜻한 봄에 나오는 새파란 잎과 아름다운 꽃들….

식물과 인간은 겉모습은 다르게 생겼지만, 생명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다고 생각한다. 거칠고 메마른 환경에서 곧 죽을 것처럼 가녀린 식물도 그 안에 강인한 생명력을 품고 있듯이, 우리 인간 내면에도 코로나19라는 상황 속에서 위대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강인한 마음으로 척박하고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다 보면 우리 삶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언젠가 때가 되면 탐스러운 열매를 맺을 것이다.

식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집에서 자연의 생기를 느끼며 정서적인 안정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전엔 식물을 키워 미세먼지를 줄이거나 공기를 정화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 최근엔 녹색 식물 즉 자연과의 연결과 교감이 뇌에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분비시켜 불안과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를 준다는 점에서 식물을 가까이 두려는 추세다.

그래서 집안 곳곳에 화분을 두고, 베란다나 옥상의 자투리 공간에 텃밭을 만들어 채소를 재배하기도 한다. 작은 식물이 하루하루 햇빛을 받고, 내가 주는 물과 마음을 먹으며 쑥쑥 자라고, 그 개체수를 늘려가는 모습을 보며 얻는 뿌듯함과 행복은 삶에 큰 활력소가 된다.

집에 두면 7가지 복이 들어온다는 의미의 이름을 가진 ‘칠복신.’ 꽃도 예쁘고, 번식도 잘 되는 다육식물이다.
집에 두면 7가지 복이 들어온다는 의미의 이름을 가진 ‘칠복신.’ 꽃도 예쁘고, 번식도 잘 되는 다육식물이다.

그렇다면 식물 키우는 즐거움은 무엇일까?

첫째, 자연의 섭리에서 배우는 게 많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식물을 키우는 게 아니라, 그들이 나를 키우고 있다. 그들이 자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모습을 보면 계절에 따른 자연의 섭리 앞에 저절로 겸손해지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무엇이든 남보다 앞서고, 빨리 해내고 싶은 나의 욕심은 고개를 숙이게 되고, 억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으며 때가 되어야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는 당연한 진리를 진심으로 알게 된다. 어느새 내 삶에 깊은 여유와 평화로움이 깃든다.

둘째, 생각이 긍정적이고 밝아진다. 맨손으로 흙을 만지고, 분갈이를 하고, 이리저리 화분 배치를 하는 동안 잡념은 사라지고, 내가 마치 식물의 일부가 된 듯해진다. 화초들에게 물을 흠뻑 뿌려주고 나면 심신이 말갛게 씻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물이 떨어지는 소리, 흙냄새, 이파리에 맺히는 물방울, 새로 돋아나는 어린 싹들 덕분에 기분이 가벼워지고, 나에게 스트레스를 준 상황도, 나를 힘들게 한 사람도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하는 너그러움이 덤으로 따라온다. 덕분에 나는 더욱 힘찬 모습으로, 더 환한 웃음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일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이제, 가까운 꽃집에 가서 작은 식물을 골라 집에서 키워보고 싶다면 아래의 기본 상식을 염두에 두길 바란다. 식물과 함께하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앞으로 알게 될 것이다.

사진 속 오른쪽 식물은 미세먼지 제거에 효과가 최고로 손꼽히는 ‘파키라’이다. 관리가 손쉬워 많은 가정에서 키운다.
사진 속 오른쪽 식물은 미세먼지 제거에 효과가 최고로 손꼽히는 ‘파키라’이다. 관리가 손쉬워 많은 가정에서 키운다.

이 정도만 알면 키울 수 있다

1. 튼튼한 화초 고르기 잎 색깔이 진하고 잎맥이 뚜렷한 것, 잎 표면이 매끈한 것, 줄기가 굵고 튼튼한 것, 뿌리가 잘 내린 것이 건강하다.

2. 햇빛을 싫어하는 식물은 없다 볕이 바로 드는 양지는 거의 모든 실내 식물을 키우기에 이상적인 장소다. 아무리 음지식물이라도 어느 정도 햇볕을 쬐어야만 건강하게 잘 자란다.

3. 물주기는 흙이 말랐을 때 한 번에 흠뻑!-기간을 정해서 기계적으로 물을 주는 것은 피해야 한다. 화분의 흙이 말랐을 때 물을 주어야 한다. 식물이 있는 환경에 따라 온도, 햇빛, 바람이 들어오는 양이 각기 달라서 모든 흙이 똑같은 속도로 마르지 않기 때문이다.

-한 번에 흠뻑 주어야 한다. 적은 양의 물을 찔끔찔끔 주면 화분의 겉흙만 젖을 뿐 속흙은 마른 상태이기 때문에 수분이 뿌리까지 공급되지 않는다. -겉흙과 속흙이 다 말랐을 때 물을 준다. 겉흙이 말라 보여도 속흙은 젖어 있는데 물을 주면, 뿌리가 계속 젖어있게 되고 물러서 썩어버린다. 그러나 건조한 상태를 잘 견디지 못하는 식물은 속흙이 촉촉하더라도 겉흙이 말랐다 싶으면 물을 주어야 한다.

젖은 흙: 손을 넣어 만져보면 축축하고, 흙을 털어내도 손가락에 들러붙는다.
젖은 흙: 손을 넣어 만져보면 축축하고, 흙을 털어내도 손가락에 들러붙는다.
마른 흙: 손을 넣어 만져보면 뽀송뽀송하고, 흙을 털어내면 손에 거의 남지 않는다.
마른 흙: 손을 넣어 만져보면 뽀송뽀송하고, 흙을 털어내면 손에 거의 남지 않는다.

-속흙이 말랐는지 구별하는 좋은 방법은, 손가락 두 마디 정도를 흙 속에 넣어 만져보는 것이다.

-겨울철엔 온도가 높은 꽃집에 있던 식물을 데리고 와서 바로 추운 베란다에 두면,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로 인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며칠 간격으로 조금씩 온도가 낮은 곳으로 옮겨 적응하게 해준다.

초보자가 키우기 좋은 화초

1. 싱고늄 빛이 덜 드는 곳에서도, 흙에 심거나 수경 재배를 해도 잘 자란다. 암을 유발하는 실내의 휘발성 물질들을 제거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물주기: 화분의 겉흙이 말랐을 때 흠뻑 준다.

2. 수염틸란드시아 나무나 전깃줄 같은 데 붙어 공중의 수분만으로 살아간다. 예쁜 유리그릇에 그냥 넣어두기만 해도 멋지다.

물주기: 매일 물을 스프레이로 가볍게 뿌린다.

3. 달러위드 뿌리에 물만 닿으면 별 탈 없이 자라는 무난한 성격이라 하루가 다르게 화분을 점령하는 왕성한 번식력을 육안으로 볼 수 있다.

물주기: 항상 물이 찰랑거리도록 수시로 보충해준다.

우리에게 유익한 화초의 효능

1. 미세먼지 제거 식물은 잎으로 먼지를 흡착하고 유해물질을 빨아들인다. 이때 미세먼지는 잎 뒷면의 기공으로 흡수되고 차츰 식물의 뿌리로 이동한다. 뿌리에 살고 있는 미생물은 이 미세먼지를 자신의 먹이로 보고 분해시킨다. 파키라, 스킨답서스, 백량금, 박쥐란 등은 미세먼지 제거 능력이 특출나다.

2. 공기 정화 스파티필룸은 화장품에 함유된 화학물질과 아세톤 성분 그리고 부엌에서 발생하는 가스 냄새와 음식 냄새 또한 제거한다. 새집증후군이나 헌집증후군의 원인인 화학물질을 제거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접란은 새 가구와 페인트 등에 함유된 휘발성 물질을 분해한다.

3. 숙면 다육식물은 밤에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산소를 내뿜어서 우리가 원활하게 호흡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숙면에 도움을 준다.

도움말 및 사진 제공 <산타벨라처럼 쉽게 화초 키우기>

실내 화초 키우기의 달인 산타벨라는, 화초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소녀 심성의 아줌마다. 현재 중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그는 수백 개의 반려식물과 함께 아파트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원예 전문 블로그 ‘스쳐 불어온 넌 향긋한 바람’의 주인장이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쉽고 자세한 화초 키우기 정보와 간단하고 아름다운 그린 데코 방법을 전수해서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 내용을 담아 <산타벨라처럼 쉽게 화초 키우기>라는 제목으로 중앙북스에서 책을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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