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마케터 ‘리하걸즈’ 김성경, 황세정

자신을 ‘리하걸즈’라고 소개하는 김성경, 황세정 씨. 그들이 운영하는 SNS에 접속하니 이런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고등학교, 대학교, 회사까지 함께하게 된 단짝 친구 스토리. 무엇이든 부딪히고 도전하면 인생이 즐거워진다.” 현재 뷰티 브랜드 ‘리하’에서 마케터로 일하고 있는 두 사람은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를 통해 마케터로서 그들의 성장 일기를 꾸준히 소개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들은 어떻게 같은 길을 걷게 된 걸까? 웃는 모습마저 닮은 그들을 만나본다.

Q. 학교 동창에, 같은 회사, 같은 팀 동료로 있네요. 두 사람 인연이 무척 깊어 보입니다.

황세정, 김성경(왼쪽부터)두 사람은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인천에서 대학생활을 했다. 현재 뷰티 브랜드 ‘리하’에서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근무 중에는 고객을 만나고, 퇴근 후에는 봉사활동도 마다하지 않는 이들은 최근 대학생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무료 SNS 마케팅 특강도도 진행 중이다.
황세정, 김성경(왼쪽부터)두 사람은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인천에서 대학생활을 했다. 현재 뷰티 브랜드 ‘리하’에서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근무 중에는 고객을 만나고, 퇴근 후에는 봉사활동도 마다하지 않는 이들은 최근 대학생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무료 SNS 마케팅 특강도도 진행 중이다.

세정: 저희가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신기하게도 오랜 시간 함께하고 있네요. 아, 저희의 공통 이력이 하나 더 있어요. 대학 입학 후 같은 NGO 단체에서 활동했거든요.  

성경: 저는 대만으로, 세정이는 에티오피아로 해외봉사를 다녀왔어요. 전혀 다른 나라이긴 했지만, 그 활동들을 하면서 둘 다 한층 성숙해졌어요. 편하고 쉬운 일보다 가치 있는 일을 선호하게 되었죠. 그래서 진로 방향도 비슷해진 것 같아요. 

Q. 마케팅 분야에는 언제부터 관심이 있었나요?

성경: 대학교 4학년 때요. 저는 중어중문학을 전공했고, 세정이는 창의인재개발학을 전공했어요. 입학할 때만 해도 둘 다 ‘마케팅’에 대한 개념은 없었죠. 그런데 다양한 대외활동을 하면서 이 분야에 관심이 생겼어요. 제 경우,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활동을 많이 했어요. 수십 명의 팀을 이끌어가는 리더가 되기도 했고, 어린이들에게 인성교육을 해주는 강사로 서기도 했죠. 그때 저는 먼저 해본 분들의 마인드를 배우고 강단에 섰어요. 신기한 건, 좋은 메시지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더라고요. 그게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그때부터 ‘사람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꿨어요. 그러다 오랜 고민 끝에 ‘마케터’의 길을 가보자는 결론을 내렸죠.

세정: 저는 학교 다닐 때 홍보팀 대외활동을 자주 했어요. 처음에는 저와 맞지 않는 팀이라고 생각했어요. 제 성격이 소심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기획하는 과정들이 부담 그 자체였으니까요. 그런데 홍보팀 일을 하면서 유익하면서도 유쾌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누군가와 소통하는 일에 흥미를 점점 느꼈어요. 저도 몰랐던 의외의 면이 제게 있더라고요.(웃음)

Q. 마케팅 관련 직군을 뽑는 회사들은 매우 많고 다양할 텐데요. 두 분이 같은 회사로 입사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성경: 대학생 때 리하 브랜드에서 *라이브 커머스 진행을 돕는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사장님을 몇 번 뵈었는데, 팀원들을 적극 지지해주시고, 지원해주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사실 ‘중소기업’ 하면, 일도 많고 무척 힘들 거라는 인식이 있잖아요. 그런데 이런 기업문화라면 더 폭넓게 배울 수 있겠다고 판단했어요. 감사하게도, 회사에서 초보 마케터인 저를 받아주셨고요. 간발의 차이로 세정이보다 2개월 전에 입사했습니다.

세정: ‘리하’는 제가 평소에 즐겨 쓰던 샴푸 브랜드였어요. 거기다 성경이가 만날 때마다 회사에서 하는 일에 대해 말해주니 관심이 더 가더라고요. 얼마 후에는 제품 연구소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독자적인 브랜드를 만들어가려는 회사의 장기적인 비전이 느껴졌어요. 때마침 리하에서 마케터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마음껏 배우자’는 생각으로 지원했고, 합격했어요.

Q. 실제 입사해서 일해보니 어떤가요. 예상했던 것처럼 다양한 분야를 배우고 있나요?

세정: 네. 제품 기획 제안부터 제품 촬영, 라이브 커머스 기획 및 진행, 웹 페이지 관리, 브랜딩, 광고와 홍보 등 리하 브랜드에 관한 전반적인 일을 하고 있어요. 저희끼리는 ‘이런 속도라면 십 년 후 우리가 직접 창업을 해도 손색이 없겠다.’ 그런 농담도 하죠. 하지만 처음 해보는 일이 많아서 막막할 때가 있어요.

성경: 처음에는 열심히 하면 뭐든지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일해보니 이상과 현실은 다르더라고요. 입사 초기에 눈물 흘리는 날이 많았죠. 고민해서 홍보 콘텐츠를 만들어도 조회 수가 무척 낮게 나올 때도 있었고,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으니 내가 잘못한 건 아닌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없어 괴로웠죠. 한국 뷰티 시장이 과포화 상태잖아요. 일의 결과가 좋지 않을 때면 ‘우리 제품을 알리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닐까?’ 싶어서 걱정에 휩싸일 때도 있었어요. 

Q. 그런 걱정이 들 때엔 어떻게 했나요?

성경: 제가 존경하는 선생님이 예전에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살다 보면, 쉽게 풀리는 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참 많아. 그럴 때 ‘너무 힘들어. 나는 못 해.’ 하면서 물러나지 말고 바늘구멍만큼 작은 틈이라도 비집고 들어가 봐. 생각해 봐. 그 과정이 얼마나 재미있는 일이야? 무엇이든지 부딪혀보고 도전해보면 인생이 즐거워지는 거야.” 그 말 한마디가 제 생각을 바꿔주었어요. ‘아, 누구나 살면서 어려움을 만나지. 내가 여기서 주저앉으면 그 즐거움을 배울 수 없겠구나. 다시 해보자.’ 마음먹었죠. 그렇게 하다 보니, 어느 날 저희 신제품이 인터넷 쇼핑몰 판매 1위가 되는 날도 오더라고요.

세정: 저 같은 경우는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면서 용기를 얻었어요. 방송 중간에 저희 소개를 할 때가 있어요. “리하가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날을 꿈꾸며 일하는 병아리 마케터입니다!” 그런데 방송을 보시던 분이 이런 댓글을 써주셨더라고요. “아기 엄마입니다. 출산 후 머리카락이 많이 빠졌어요. 또 온종일 집에만 있으니 울적해질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리하 제품을 쓰고 난 후 탈모 문제도 해결되고, 리하걸즈의 이야기를 들으며 힐링이 됐어요. 저도 안 된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느리더라도 도전하며 즐겁게 살아보려고요.” 글을 읽는데, 근심 걱정이 녹아내리는 기분이었어요.(웃음) 종종 단골 고객분들이 응원의 댓글도 달아주시고, 애정 어린 상품 리뷰도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또 사장님도 저희에게 늘 ‘우리 작은 성공부터 하자. 작은 부담부터 넘다 보면 성공은 따라오게 되어 있어.’라고 말씀해주셔서, 그것에 힘을 얻고 더 열심히 일해요.

Q. 그런 격려 덕분에 단단해진 ‘리하걸즈’가 있는 것이군요.   

세정: 네. 저희가 ‘리하걸즈’를 만들게 된 건 저희가 도전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자는 취지였어요. 예전부터 사장님께서 ‘우리가 도전하고 배우는 것들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소통하자.’는 말씀을 자주 하셨어요. 그 방법을 고민하다가 ‘저희 둘의 이야기를 소재로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자.’라는 아이디어가 나왔던 거예요. 그때부터 저희가 일하며 느끼고, 배우는 소소한 일상을 SNS에 올리기 시작했죠.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응원의 메시지도 보내주시고 있답니다.(웃음)

Q. 직업 특성상 트렌드 파악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겠어요.

성경: 일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무엇이든지 새로운 걸 경험하려고 해요. 최근에는 해외봉사단에서 활동했던 동료들과 온라인으로 글로벌 행사를 준비하고 있어요. 퇴근 후나 주말에 모여서 인도 청소년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는 행사를 기획하고, 홍보하는 일을 해요.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친구들과 함께 헤쳐나가다 보면 참 즐겁고, 일에 관한 영감도 많이 얻어요. 마침 저희가 인도 시장에 제품 판매를 시작하는데, 인도의 젊은 소비자들이 어떤 SNS 매체를 주로 사용하는지, 어떤 한국 콘텐츠를 선호하는지 알고 있어서 비교적 수월하게 론칭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Q. 두 분의 이야기에서 키워드를 뽑자면 ‘도전’ ‘성장’ ‘즐거움’인 것 같아요. 도전하면 왜 즐거운 걸까요?

세정: 솔직히 저는 몇 년 전만 해도 ‘도전’이라는 말을 가장 싫어했어요. 외모에도 자신이 없었고, 딱히 잘하는 것도 없으니 ‘내가 뭘 하겠어? 편하게라도 살자.’라는 생각이 컸죠. 그런데 에티오피아로 봉사를 하러 갔을 때, 지부장님께서 그런 저와 계속 대화를 하고 알려주셨어요. ‘부담스러운 일도 피하지 말고, 해봐야 해. 넘어보면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서 영어뿐만 아니라 암하릭어도 배우고, 많은 사람 앞에서 마이크도 잡아보는 등 새로운 일을 경험했어요. 물론, 실수도 하고 막막할 때도 있었지만 지나고 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네!’라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익숙한 대로, 내가 편한 대로만 살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할 때 사고방식도, 삶의 반경도 넓어지는 것 같아요. 그런 변화가 즐겁고 재미있는 게 아닐까요?

성경: 네 맞아요. 도전은 늘 어려운 ‘과정’을 동반하지만, 그걸 넘어가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면 거기서 헤어나오기 어려운 것 같아요.(웃음) 또 도전하다 보면 내게서 몰랐던 재능을 발견하기도 하고, 반대로 부족함을 깨달을 때도 있어요.

Q. 앞으로의 도전 목표를 알려주시죠.

성경: 저희가 최근 주력하고 있는 SNS 계정의 팔로워 수가 300만이 되는 거요! 그리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주저앉지 않고 도전하며 즐겁게 사는 것이 목표입니다.

세정: ‘리하걸즈’의 성장 스토리를 더 많은 분과 나누고 싶어요. 최근에는 국내 시장을 넘어서 인도, 미국, 베트남 등 해외시장에도 제품이 나가고 있는데요. 저희가 커버해야 할 영역이 점점 더 넓어지고 있어요. 떨리기도 하지만, 기대도 큽니다. 혹시 아나요? ‘좋은 제품’과 고객님들과의 활발한 ‘소통 마케팅’이 만나 리하가 한국 뷰티 브랜드계의 BTS가 될지요.(웃음)

두 사람을 인터뷰하며, 사람들이 왜 ‘리하걸즈 이야기에 힐링을 얻는다’고 말하는지 알 것 같았다. ‘살다 보면 어려운 일들을 마주하기 마련이지만 도전하며 부딪힐수록 더 즐거운 법’이라며 환하게 웃는 그들을 보니 기자의 마음속에 있던 근심들도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마케터’의 사전적 정의는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판매하는 활동을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리하걸즈에게 ‘마케터’란 사람들에게 좋은 제품만이 아니라, 즐거운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이었다. 그들의 바람처럼, ‘리하’ 제품이 그들의 즐거운 메시지와 함께 많은 이들에게 전달되기를 응원한다.

저작권자 © 데일리투머로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